당신의 소중한 기억, 소중히 지켜드리겠습니다.
치매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노화의 일부가 아닙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치매 진단을 받고 있지만,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이제 치매와 맞서 싸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바로 다양한 치매약들인데요.
하지만 약은 늘 어렵고 복잡하고 때로는 혼란스럽습니다. 본 글에서는 17년 경험의 현직 약사가 현재까지 개발된 치매약 종류와 효과에 대해 약사가 명쾌히 정리해드립니다.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의 기억을 지키는 여정,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저자는?
대한민국 약사이다 (면허번호 61641).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며, 약/건강 관련 컨텐츠를 직접 발굴, 작성, 배포하고 있다.
제약회사 R&D, 외국계 제약사 인허가, 컨설팅, 의약학 문서 번역 등의 경험을 최대한 녹여내어 정확하고 쉬운 건강컬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치매 = 알츠하이머?
결론:
-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넓은 개념의 인지기능 장애 증상을 말한다.
-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가 대부분 60-80%, 그 외에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
- 그러나 임상증상만으로 알츠하이머/혈관성을 구분하기 어려우며, 두 원인이 혼재된 경우도 많다.1
치매 (dementia)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의 정신이상을 의미하는 dementatus에서 유래합니다.2
치매는 기억, 사고, 의사소통, 문제 해결 능력 등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는 모든 증상/증후군을 일컫는 말이에요. 치매의 원인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연구하다 보니 나온 개념이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질환으로, 현재까지는 뇌 내의 단백질 등의 엉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타우 단백질)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80%가 알츠하이머병에 해당합니다.
내가 치매일까? 자가진단
새로운 것을 외우는 게 어려워요
‘기억력이 떨어진다’라고 하면 오래 전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은 병이 시작되기 전에 있었던 일들은 비교적 잘 외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3
오히려 새로 외우는 것들, 최근에 대화한 내용, 차 열쇠, 가방을 둔 곳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증상이 더 흔합니다.
시각 및 공간 감각 둔화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무언가를 굳이 애써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젊은 사람도 단기기억력이 예전과는 사뭇 다를 것입니다.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던지, 해야할 일이 있었는데 돌아서면 잊어버린다던지 등등.
그런데 무언가를 머릿속에서 갑자기 떠올리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는 별개로, 거리 감각이나 시야가 왜곡되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운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 또한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입니다.
감정, 기분의 변화
최근 갑작스럽게 기분이 울적해지거나 불안해 하고 쉽게 짜증을 내시나요? 정신/감정적 동요, 불안 증상, 우울증 또한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입니다.
치매약 종류 1: 인지 기능 개선 약물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AChEI, 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s)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사용되는 주요 약물 중 하나입니다.
이 약물은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해를 막아 뇌에서 아세틸콜린의 양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아세틸콜린은 기억력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AChEI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도네페질 (Donepezil)
대표 제품명: 아리셉트정, 베아셉트정, 케이셉트정
특징: 하루 한번, 취침전에 먹는 약으로 복용이 편리합니다.
이상한 꿈, 악몽, 불면 등 수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수면 관련 부작용이 심할 경우 아침에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리바스티그민 (Rivastigmine)
대표 제품명: 엑셀론캡슐, 엑셀론패취, 디누보패취
특징:
- 경증-중증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모두 사용됩니다.
- 고령자들은 먹는 약의 종류가 많습니다.
- 평소 먹는 약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도 있습니다.
갈란타민 (Galantamine)
대표 제품명: 레피닐피알서방캡슐, 뉴멘타민서방캡슐, 명인갈란타민서방캡슐
특징:
- 뇌의 신호를 전달하는 ‘아세틸콜린’이 분해되지 않게 할 뿐만 아니라, 뇌의 신호가 잘 전달되게 하는데도 도움을 주는 약입니다.
- 갈란타민 성분을 복용하면 식욕부진, 체중 감소, 피로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기 쉽습니다.
- 꾸준한 약물복용과 함께 균형잡힌 식단으로 기초체력을 유지해주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Choline Alfoscerate)
대표 제품명: 글리아타민연질캡슐, 종근당글리아티린연질캡슐, 그리아연질캡슐
특징:
- 뇌 속에서 ‘아세틸콜린’이 만들어지도록 하여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입니다.
- 알츠하이머 뿐만 아니라 혈관성 치매로 인한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 비교적 안전한 약으로 분류되나, 치매를 예방하는 약은 아닙니다.
치매약 2: NMDA를 진정시키자
정상적인 기억 형성:
- 건강한 뇌에서는 NMDA 수용체가 tau-FYN 단백질과 함께 작용하여 기억을 만듭니다.
알츠하이머병에서의 문제:
- 알츠하이머병에서는 NMDA 수용체가 글루타메이트라는 물질에 의해 ‘과흥분 상태’가됩니다.
- 이로 인해 신경 세포가 손상되고, 기억과 관련된 중요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가 과도하게 쌓입니다.
-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덩어리를 만들고, ‘타우’ 단백질은 신경다발들을 마구 엉키게 합니다.
NMDA 수용체 진정제 (=길항제):
- 길항이란 무언가를 방해한다는 뜻입니다.
- NMDA 수용체 ‘길항제’는 글루타메이트가 NMDA 수용체를 과도하게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약물입니다.
- 이를 통해 뇌 세포를 보호하고, 기억과 학습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메만틴 (Memantine)
에빅사정: 메만틴 성분으로 최초 출시된 오리지널 의약품
펠로오디정: 입에 녹여먹는 형태의 ‘메만틴’ 성분을 함유한 치매치료제 입니다.
최신 치매약 3.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지 않도록
- 사람의 뇌에는 뉴런이란게 있습니다. 뉴런의 잔가지들 간에 화학적 신호 전달을 통해 뇌가 인체 각각의 기관에 명령을 내리게 되죠. (손을 움직인다거나, 말을 하거나, 무언가를 떠올리고 추억하는 등)

- 그런데 뉴런 잔가지들 사이사이에 알수 없는 노란색 덩어리들이 생겨나고 얘들이 뇌의 신호전달 막아버리는거죠. 이러면 뇌가 명령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요. 이와 같은 상태를 치매/알츠하이머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번에 새롭게 승인된 레켐비는 치매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인 뇌 속에서 신호가 오고가는 길을 막는 덩어리를 표적한 약이에요.

레켐비주
- 레켐비주는 2023년 미국 FDA로부터 신속승인을 받았으며, 2024년 5월 대한민국에서도 정식 승인되었습니다.
- 치매 증상을 지연시켜주는 기존 약들과는 달리, 치매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치매치료제입니다.
- 초기 치매, 경증 알츠하이머에만 효과가 있습니다.
- 약제비가 1년 기준 4,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입니다.
설마 내가 치매? 병원에 가기 두렵나요?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보인다 할지라도, 스스로를 객관화하여 ‘난 치매에 걸렸나보다, 병원에 가야겠다’라는 마음의 결심을 내리긴 매우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럴수록 가족/친지들이 환자의 불안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조기에 진단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더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음을 피력해주세요. 아직까지 치매를 완치에 이르게 하는 약은 없지만,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약은 많습니다.
치매안심센터, 콜센터를 활용하세요.
대한민국 정부는 치매관리법에 따라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여 치매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해 노력중이랍니다.4
- 국립중앙의료원을 필두로 전국 17개의 광역치매센터를 운영중입니다.
- 256개소의 치매안심센터를 운영중입니다.
- 치매상담콜센터 (1899-9988)가 활발히 운영중이며, 2021년 기준 월 평균 이용자수는 12,624명에 달합니다. [365일 운영하며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치매 환자 관리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망설이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