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흔한 트라조돈 부작용은 어지럼증입니다. 정확히는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누웠다 일어날 때 세상이 도는 느낌이 이것입니다.
- 돔페리돈 성분 소화제와 함께 드시지 마십시오. 두 약 모두 심장의 전기 신호(QT 간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겹치면 부정맥 위험이 올라갑니다.
- 임의로 중단하지 마십시오. 어지럼증이 힘들다면 참거나 끊는 것이 아니라 처방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조절할 방법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트라조돈을 조제해드릴 때 제가 꼭 여쭙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혹시 소화제 따로 드시는 거 있으세요?”
이 질문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울증 치료 중에는 식사가 불규칙해지기 쉽고, 그러다 속이 불편해서 소화제를 찾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소화제에 들어 있는 성분 하나가 트라조돈과 만나면 곤란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트라조돈 부작용 중 실제로 자주 겪는 것 두 가지와,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을 정리했습니다. 복용 용량이나 복약 방법은 다루지 않습니다. 그건 처방한 의사와 조제한 약사가 직접 안내할 몫입니다.
트라조돈 부작용 1 — 일어설 때 어지럽습니다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입니다.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났을 때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세상이 빙글 도는 느낌. 이것을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합니다.
왜 생기는가
트라조돈은 세로토닌 수용체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알파-1 아드레날린 수용체도 함께 억제합니다.
이 수용체는 평소 혈관의 근육을 조여서 혈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억제되면 혈관이 느슨해지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뇌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순간적으로 부족해집니다. 그래서 어지러운 것입니다.
⚠️ 특히 위험한 경우 — 낙상
어지럼증 자체보다 무서운 것은 넘어지는 것입니다. 고령자, 심혈관 질환이 있는 분, 혈압약을 함께 드시는 분은 낙상 위험이 실제로 높아집니다. 고령에서 낙상은 골절로 이어지고, 골절은 그 자체로 예후를 바꿉니다. 밤에 화장실 가실 때 침대에서 바로 일어나지 마시고, 30초쯤 걸터앉아 계신 뒤에 서십시오.
줄이는 방법
세 가지가 도움이 됩니다.
- 천천히 일어나기. 누운 자세 → 앉기 → 잠시 멈춤 → 서기. 이 순서를 지키는 것만으로 상당히 줄어듭니다.
- 수분을 충분히. 탈수 상태에서 훨씬 심해집니다.
- 극단적인 저염식은 피하기. 염분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혈압이 더 떨어집니다. 다만 고혈압이나 심부전이 있는 분에게는 이 조언이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십시오.
그리고 이 증상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마십시오. 서서히 방출되는 제형으로 바꾸는 등 처방 단계에서 조절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 판단은 처방의가 합니다.
트라조돈 부작용 2 — 소화제 하나가 심장 리듬을 흔들 수 있습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속이 더부룩해서 약국에서 소화제를 찾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중 돔페리돈이라는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있습니다. 위장 운동을 돕는 데 널리 쓰이는 성분입니다.
문제는 트라조돈과 돔페리돈이 같은 지점에서 겹친다는 것입니다. 바로 심장입니다.
QT 간격이라는 것
심장은 전기 신호로 뜁니다. 한 번 수축한 뒤 다음 수축을 준비하는 동안 심장 근육이 전기적으로 ‘재충전’되는 시간이 있는데, 심전도에서 이 구간을 QT 간격이라고 부릅니다.
이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재충전이 끝나기 전에 다음 신호가 들어와 심장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위험한 부정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트라조돈도 QT 간격을 연장시킬 수 있고, 돔페리돈도 그렇습니다. 각각 단독으로는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두 약의 영향이 더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돔페리돈은 QT 간격을 늘리는 다른 약물과 함께 쓸 때 주의가 필요한 약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 정정합니다
이 글의 이전 버전에서는 두 약을 함께 먹으면 중추신경 억제가 강해져 졸음이 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돔페리돈은 혈액-뇌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특징이라, 중추신경에 직접 작용하는 정도가 크지 않습니다. 실제로 주의해야 할 지점은 졸음이 아니라 심장입니다. 잘못된 설명을 바로잡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소화제를 절대 먹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돔페리돈이 아닌 성분을 고르면 됩니다. 소화효소제나 위산 관련 약 등 선택지가 여러 가지 있습니다.
약국에서 “소화제 주세요”라고만 하시면 약사가 이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우울증약 먹고 있어요”라고 한마디만 해주십시오. 그 한마디로 성분이 바뀝니다.
참고로 이 주의는 트라조돈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에스시탈로프람(렉사프로) 같은 다른 항우울제도 비슷한 맥락에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함께 읽어보실 글: 우울증약을 끊으면 어떻게 되나요 — 렉사프로 이야기트라조돈 효과는 어떤 원리로 나타나는가
부작용의 이유를 알려면 약이 하는 일을 알아야 합니다. 트라조돈 효과와 부작용은 같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세로토닌은 기분, 식욕, 수면, 기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우울증에서는 이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로 봅니다.
트라조돈은 SARI(Serotonin Antagonist and Reuptake Inhibitor)로 분류됩니다. 이름이 조금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습니다. 세로토닌 수용체를 차단하면서 동시에 재흡수를 막는다는 뜻인데, 모순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종류의 세로토닌 수용체 중 일부는 자극되면 오히려 불안이나 불면을 만듭니다. 트라조돈은 그쪽을 막고, 동시에 세로토닌이 회수되지 않게 붙잡아 둡니다. 결과적으로 필요한 신호는 남기고 불편한 신호는 줄이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알파-1 수용체 억제가 여기에 함께 일어납니다. 기립성 저혈압이 이 약의 대표적인 트라조돈 부작용인 이유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약이 잘 듣는 원리와 어지러운 원리가 같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명인트라조돈염산염정, 캡슐, 캅셀 — 이름이 왜 이렇게 많은가
처방전을 받아보면 이름이 헷갈립니다. 명인트라조돈염산염정, 트라조돈캡슐, 트라조돈캅셀… 검색해보면 제조사에 따라 표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정리하면 간단합니다.
- 성분명은 트라조돈염산염 하나입니다. 앞에 붙는 이름은 제조사입니다.
- 정과 캡슐(캅셀)은 제형 차이입니다. 캅셀은 캡슐의 다른 표기이고 같은 것을 가리킵니다.
- 서서히 방출되는 제형이 따로 있습니다. 약효가 천천히 퍼지도록 설계된 것으로, 기립성 저혈압이 부담되는 경우에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느 제형을 쓸지는 처방의가 결정합니다.
즉 어느 회사 제품인지는 대개 중요하지 않습니다. 성분과 제형이 같다면 같은 약으로 보시면 됩니다.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뀌었다고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용량은 여러 가지가 있고, 사람마다 다르게 처방됩니다. 이 글에서 특정 용량을 적지 않는 이유입니다. 본인의 용량은 처방전과 복약안내문을 기준으로 하십시오.
이런 분은 특히 확인이 필요합니다
🚨 처방 전·복용 중 반드시 알려야 할 것
- 부정맥이나 QT 연장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분
앞서 설명한 이유로 위험이 큽니다. - 혈압약을 드시는 분
기립성 저혈압이 겹칩니다. - 고령자
낙상 위험이 실질적인 문제입니다. - 다른 항우울제·항정신병약을 함께 드시는 분
세로토닌 관련 부작용이 겹칠 수 있습니다. - 수술을 앞두고 계신 분
마취과에 복용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트라조돈은 진정 작용이 있어서 수면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용도의 처방을 받으셨다면, 다른 수면 관련 약과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함께 읽어보실 글: 우울증약이 수면제로 쓰이는 이유 — 쿠에타핀 이야기언제 진료를 받아야 하는가
다음 중 하나라도 있으면 다음 예약을 기다리지 마시고 진료를 받으십시오.
-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뛰는 것이 불규칙하게 느껴질 때 — 가장 우선입니다
- 실신하거나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있을 때
- 넘어진 적이 있을 때 — 다치지 않았어도 알려야 합니다
- 기분이 오히려 나빠지거나 초조함이 심해질 때 — 복용 초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고열, 심한 발한, 근육 경직, 심한 떨림이 함께 나타날 때 — 즉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복용 중인 약 목록을 보여주시면 함께 먹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확인해드립니다. 소화제, 감기약, 영양제까지 포함해서 봅니다. 필요 없는 제품은 권하지 않습니다.
약사에게 복약 상담하기자주 묻는 질문
- 하나. 일어설 때 어지러운 것이 가장 흔한 트라조돈 부작용입니다.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만으로 상당히 줄어듭니다.
- 둘. 소화제를 사실 때 “우울증약 먹고 있다”고 말해주십시오. 돔페리돈 성분은 심장 리듬 측면에서 함께 쓰기에 부담이 있습니다.
- 셋. 가슴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넘어진 적이 있으면 다음 예약을 기다리지 마십시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임의로 끊지 마십시오.
💬 약사의 시선
우울증약을 받아 가시는 분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이거 오래 먹어야 하나요”입니다. 저는 그 질문에 기간으로 답하지 않으려 합니다. 대신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지금 힘든 것이 성격이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신호 전달의 문제일 수 있고, 그건 약으로 도울 수 있는 영역이라고요. 부작용을 정확히 알아두는 것도 그 치료의 일부입니다. 모르고 겪으면 불안해서 끊게 되고, 알고 겪으면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쓴 이유가 그것입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트라조돈염산염 제제 허가사항 (사용상의 주의사항)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돔페리돈 제제 허가사항 — QT 간격 연장 관련 병용 주의
- 약학정보원(health.kr) 의약품 정보 — 트라조돈, 돔페리돈
- 식품의약품안전처 DUR(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 병용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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