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식약처 허가사항에 폐쇄성 수면 무호흡(OSA) 치료 적응증이 들어 있습니다. 미국 승인 소식만 알려진 것과 달리 국내 허가도 이미 되어 있습니다.
-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BMI와 중증도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무엇보다 식이·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허가됐습니다. 약만 쓰는 치료가 아닙니다.
- 양압기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표준 치료는 여전히 양압기(CPAP)입니다. 그리고 체중이 돌아오면 무호흡도 돌아옵니다.
밤에 숨이 막혀 깨거나,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아 고민이신가요? 가족이 “자다가 숨이 멈추는 것 같아 무서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을 의심해볼 만합니다.
약국에서 이 고민을 털어놓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질문이 하나 더 붙습니다. “그 다이어트 주사가 수면무호흡에도 된다던데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그런데 마운자로 수면무호흡 치료는 조건이 붙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는 국내 허가 조건이 정확히 무엇인지, 임상 결과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왜 양압기를 대체하지 않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용량이나 투여 방법은 다루지 않습니다. 그건 처방한 의사가 직접 안내할 몫입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이란 무엇인가
“코골이 정도야 뭐” 하고 넘기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폐쇄성 수면무호흡은 고혈압·당뇨·심혈관질환과 연결되는 질환입니다.
미국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진단 기준으로는, 잠든 사이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10초 이상 호흡이 멎는 일이 1시간에 5회 이상 반복되는 상태를 말합니다.1
정상적으로도 잠들면 목 주변 근육이 약간 이완됩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혀나 목젖, 연구개가 뒤로 처져 기도를 막아버립니다. 그러면 뇌가 산소 부족을 감지해 깨우는 신호를 보내고, 밤새 수십 번씩 자다 깨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본인은 깬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잠은 자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라는 상태가 이어집니다.
코골이와는 어떻게 다른가
“우리 아버지 코골이가 천둥 치는 것 같은데 수면무호흡일까요?”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둘은 다른 개념입니다.2
- 코골이 — 좁아진 기도를 공기가 지나면서 주변 조직을 진동시켜 나는 소리입니다
- 수면무호흡 — 기도가 막혀 호흡이 멈추는 상태입니다
물론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코골이가 크다고 무호흡이 있는 것도 아니고, 코를 안 곤다고 없는 것도 아닙니다.
⚠️ 이런 증상이 있다면 수면다원검사를
- 잠자다가 숨이 막혀서 깨는 일이 자주 있다
- 아침에 일어나도 머리가 무겁고 개운하지 않다
- 낮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졸리다
-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억력도 나빠진 것 같다
- 가족이 “자다가 숨이 멈춘다”고 말한 적이 있다
특히 운전이나 기계 조작을 하시는 분은 미루지 마십시오. 주간 졸림은 안전 문제입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수면무호흡 환자의 엡워스 졸음척도(ESS) 점수가 유의하게 높고, 중증도가 클수록 주간 졸림이 심하다고 보고됐습니다.3
비만과 수면무호흡의 악순환
약국에서 가장 안타까운 지점입니다. 두 문제가 서로를 키웁니다.
목 부위에 지방이 쌓이면 기도가 좁아져 무호흡이 생기기 쉬워집니다. 여기까지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 방향이 더 무섭습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식욕 조절 호르몬이 흐트러집니다. 그러면 더 먹게 되고, 체중이 늘고, 기도가 더 좁아집니다. 고리가 돌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BMI가 오르면 무호흡-저호흡 지수(AHI)도 함께 오르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반대로 체중을 줄이면 무호흡도 개선됩니다. 약국 손님 중에도 10kg 정도 감량한 뒤 “밤에 깨는 일이 확실히 줄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 고리가 마운자로 수면무호흡 적응증이 나온 배경입니다. 체중을 줄여 고리를 끊는 방식입니다.
마운자로 수면무호흡 치료 — 국내 허가 조건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잘 다루지 않는 내용입니다.
2024년 12월, 미국 FDA가 티르제파타이드를 중등도–중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에 대해 승인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습니다.4 그런데 한국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그다음입니다. 국내에서는 어떤가.
식약처 허가사항을 확인해보면, 국내에서도 적응증에 들어 있습니다. 다만 두 갈래로 나뉩니다.
경로 하나 — OSA 치료 목적
경로 둘 — 체중 관리 목적
💊 두 경로의 차이를 정확히
같아 보이지만 다릅니다.
- BMI 30 이상 + 중등도~중증 OSA → 목적이 OSA 치료입니다
- BMI 27~30 미만 + OSA 동반 → 목적이 체중 관리입니다. OSA는 대상이 되는 조건 중 하나로 언급된 것입니다
그리고 세 가지 모두 “저칼로리 식이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입니다. 이 문구가 허가사항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약만 쓰는 치료로 허가된 것이 아닙니다.
한 가지 더 짚겠습니다. 조건에 해당한다고 처방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BMI와 중증도는 최소 요건이고, 실제 처방 여부는 병력·기저질환·다른 복용 약을 본 의사가 판단합니다. 그리고 중증도는 본인 느낌이 아니라 수면다원검사로 정해집니다.
즉 순서가 이렇습니다. 수면다원검사 → 진단과 중증도 확인 → 치료 방법 상의. 약이 궁금해서 알아보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첫 단계는 검사입니다.
마운자로 수면무호흡 임상 결과는 어디까지인가
근거가 된 임상시험 결과를 보겠습니다. 비만이 있는 중등도–중증 OSA 환자를 대상으로 52주간 진행된 연구입니다.5
- 티르제파타이드 투여군 — AHI(시간당 무호흡·저호흡 횟수)가 약 27.4~30.4회 감소
- 위약군 — 약 4.8~6.6회 감소
차이가 큽니다. 이 결과 자체는 논쟁이 없습니다.
그런데 “완치”라는 말은 쓰지 않겠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투여군의 약 42~52%가 질병 완화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무호흡이 사라지거나 경증으로 호전된 것입니다.
여러 곳에서 이 숫자를 “완치율”이라고 소개합니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유가 두 가지입니다.
⚠️ 숫자를 뒤집어서도 읽어야 합니다
- 절반 정도는 여전히 치료 대상입니다. 42~52%가 완화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은, 나머지는 충족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관리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 체중이 돌아오면 무호흡도 돌아옵니다. 이 약은 체중을 줄여 기도 압박을 덜어주는 방식입니다. 원인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약을 끊고 체중이 회복되면 AHI도 함께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의 이전 버전에서 이 수치를 “완치율”이라고 쓰고 “게임체인저”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표현을 정정합니다.
양압기를 대체하지 않는 이유
이 부분이 오해되기 쉽습니다. 약이 나왔으니 양압기를 안 써도 된다고 읽으시면 안 됩니다.
양압기(CPAP)가 표준 치료입니다
마스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양압을 가해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해주는 방식입니다. 가장 확실하고 효과가 검증된 표준 치료입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적절한 양압기 치료 후 주간 졸림이 크게 개선된다고 보고됐습니다.6
단점은 매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입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끝까지 적응하지 못하는 분도 있습니다.
둘의 관계는 대체가 아니라 병행입니다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근거가 된 임상시험은 양압기를 쓰는 환자군과 쓰지 않는 환자군을 함께 포함했습니다. 즉 “양압기 대신 약”을 증명한 연구가 아닙니다.
그리고 국내 허가사항이 이 약을 식이·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규정했다는 점을 다시 떠올려주십시오. 무엇을 대체하라고 허가된 것이 아닙니다.
양압기를 중단할지 여부는 재검사 결과를 보고 담당 의사가 판단합니다. 체중이 줄었다고 스스로 양압기를 치우지 마십시오.
약 말고 할 수 있는 것들
허가사항이 “식이·운동 요법의 보조제”라고 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본이 되는 것들입니다.
- 체중 감량 —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합니다. 약을 쓰든 쓰지 않든 이건 남습니다
- 수면 자세 — 옆으로 누워 자면 도움이 됩니다. 등을 대고 누우면 혀가 뒤로 처집니다
- 금주 — 알코올은 기도 근육을 이완시켜 무호흡을 악화시킵니다. 저녁 음주가 특히 그렇습니다
- 금연 — 상기도 염증과 부종을 만듭니다
- 구강 내 장치 — 아래턱을 앞으로 밀어 기도 공간을 확보하는 장치입니다. 경증에 효과적이고, 양압기 적응이 어려운 분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기성품보다 치과에서 맞춘 장치가 낫습니다
그리고 수면제나 진정 작용이 있는 약을 임의로 드시지 마십시오. 기도 근육을 이완시켜 무호흡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잠이 안 온다고 받아 두신 약이 있다면 수면무호흡 진단을 받은 사실을 처방의에게 알리셔야 합니다.
함께 읽어보실 글: 마운자로 부작용 증상별 정리 — 견딜 수 있는 것과 아닌 것 함께 읽어보실 글: 마운자로 위고비 차이 — 감량 폭이 선택 기준의 전부가 아닌 이유수면무호흡이 있는 분은 특히 진정 작용이 있는 약을 조심해야 합니다. 복용 중인 약 목록을 보여주시면 함께 써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확인해드립니다. 감기약, 수면 보조제, 영양제까지 포함해서 봅니다.
약사에게 복약 상담하기자주 묻는 질문
- 하나. 마운자로 수면무호흡 치료는 국내에서도 허가돼 있습니다. 다만 BMI와 중증도 조건이 있고, 식이·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허가됐습니다.
- 둘. 양압기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치우지 마시고, 중단은 재검사 후 의사와 결정하십시오.
- 셋. 첫 단계는 약이 아니라 수면다원검사입니다. 중증도를 모르면 대상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 약사의 시선
이 글의 이전 버전에서 저는 이 약을 “게임체인저”라고 불렀고, 임상 수치를 “완치율”이라고 썼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쓰지 않습니다.
수면무호흡으로 힘드신 분들이 가장 지쳐 있는 것은 매일 밤 마스크를 쓰는 일입니다. 그래서 “약으로 해결된다”는 소식이 얼마나 반가운지 압니다. 다만 이 약이 하는 일은 체중을 줄여 기도 압박을 덜어주는 것이고, 그건 원인을 없애는 게 아니라 원인을 줄이는 것입니다. 줄어든 만큼만 좋아지고, 되돌아오면 다시 나빠집니다. 이 차이를 알고 시작하시는 것과 모르고 시작하시는 것은 몇 달 뒤에 크게 달라집니다.
-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Diagnostic Testing for Adult Obstructive Sleep Apnea
- Clinical Practice Guideline: Clinical Efficacy of Nasal Surgery in the Treatment of Obstructive Sleep Apnea — PubMed
- 폐쇄성 수면무호흡 환자에서 양압기 치료 후 잔존 주간졸림증상 분석,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 — 원문
- FDA, FDA Approves First Medication for Obstructive Sleep Apnea (2024.12) — 보도자료
- Tirzepatide for the Treatment of Obstructive Sleep Apnea and Obesity,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 원문
- World Sleep Society, Endorsement of: Treatment of Adult Obstructive Sleep Apnea with Positive Airway Pressure (AASM Clinical Practice Guideline) — PubMed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티르제파타이드 제제 허가사항 (효능·효과, 사용상의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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